음성군 지역순환사회추진본부
음성군 지역순환사회추진본부
  • 김규식
  • 승인 2016.01.20 15: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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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이 순환·공생하는 지역사회 만들어요”
민·관 협력으로 지역 살리는 새로운 변화 이끌어
로컬푸드, 청소년멘토링, 음성놀장 등 사업 전개

▲ 지난해 10월 음성놀장에서 주민들이 벼룩시장에 내놓은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 지난해 10월 음성놀장에서 주민들이 벼룩시장에 내놓은 물건을 살펴보고 있다.



최근 지역에서 생산된 먹을거리(로컬푸드)를 지역에서 소비하는 지역순환형 먹을거리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음성에서도 지난해 음성농협 하나로마트 옆에 1호 로컬푸드 매장이 생겨났고, 이 운동에 대한 관심과 교육, 토론 등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안전한 식탁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가 높아지고 농민들 역시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새로운 유통경로를 필요로 하면서 이 운동이 우리의 밥상을 지키고 지역경제도 살리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09년 출범 이후 지역에서 로컬푸드 운동을 줄기차게 전개하면서 한 걸음씩 성과를 만들어가고 있는 '음성지역순환사회추진본부(이하 음성 지순사)'를 만났다.


얼굴 있는 먹을거리, 로컬푸드
로컬푸드 운동의 핵심은 '얼굴 있는 먹을거리'를 되찾는 것에 있다고 한다. 사라져버렸던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를 회복해 식탁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은 물론, 환경 파괴도 줄이고 지역경제도 활성화시키는 것이 로컬푸드 운동의 화두다.

농수산식품 유통시장이 전 세계로 확대되면서 보이지 않는 소비자를 의식할 필요가 없는 지구 반대편의 생산자들은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해 농약과 화학비료를 무분별하게 투입하고, 장거리 운송을 위해 엄청난 양의 방부제를 살포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게 됐다. 여기에 환경파괴, 유전자조작, 품종개량 등이 우리의 밥상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 전통의 방식대로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형태가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음성 지순사의 산파 역할을 한 차흥도(전국 지순사 운영위원장) 목사는 “다행스럽게도 로컬푸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많은 지역과 지자체, 정부에서도 이 운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 입장을 보여주고 있다”며 “민관협력과 농민과 소비자의 인식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로컬푸드 직매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 먹을거리가 신선하게 공급되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대량생산 체제가 아닌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가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대농이나 기업농보다는 소농이나 여성, 고령 농민들이 로컬푸드 생산자로 유리한 상황이다.


▲ 음성 지순사 관계자들이 음성놀장 관련 회의에 참석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음성 지순사 관계자들이 음성놀장 관련 회의에 참석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놀이가 어우러진 '음성놀장'
지순사가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개최한 '음성놀장'은 말 그대로 한판 놀아보는 축제의 장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농산물직거래장터를 기본으로 해 다양한 수공예품과 벼룩시장, 민속놀이, 먹을거리가 함께 했다. 지역에서 공방을 하는 문화예술인들에게는 지역주민들을 직접 만나 판매도 하고 문화에 대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다.

지난해 12월에 황대권 씨 초청강연회를 개최한 인문학강좌 모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인문학강좌 모임은 매월 첫째 셋째 수요일에 독서모임을 통해 '행복의 기원', '그리스인 조르바', '여덟 단어' 등 인문학 서적을 읽고 토론한다. 현재 8~9명이 매번 참가하고 있다고 한다. 지순사에서는 올해 초청강연회를 4회 개최 할 예정이다.

강홍천 음성 지순사 간사는 “최근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참가자들이 늘고 있고 만족도도 높은 편”이라며 “관심 있는 군민들의 연락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지순사는 청소년멘토링 사업을 지난 2012년부터 3년 동안 진행해 청소년들과 멘토가 될 만한 어른들을 연결해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해주는 사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지순사는 교육에 있어서도 서울 중심이 아닌 지역에서 길러내고 지역에서 다시 인재가 활용되는 형태를 바람직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순사는 열효율이 좋아 나무소비가 적은 신개념 화목난로 사용, 다양한 태양열 이용 도구 사용 등 에너지 낭비가 없는 적정기술운동도 전개하고 있다. 지역의 다양한 문화를 표현하고 담아낼 문화지도 제작에도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성기남 음성 지순사 대표는 “지순사는 민관협력 형태의 이른바 거버넌스 조직”이라며 “주민이 가진 좋은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기관의 힘을 보태 함께 추진하면 그 힘은 배가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관이 생각의 차이를 극복한다면 지역이 성장하고 그 열매가 다시 지역에 환원되는 좋은 선례를 많이 만들 수 있다”며 “지순사의 다양한 사업들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미/니/인/터/뷰

성기남    본부장
성기남 본부장
“지역에 대한 애정이 순환사회 이루는 첫걸음”
“로컬푸드, 교육사업, 에너지 사업 등 새롭고 다양한 시도들을 많이 하고 있고 할 예정이지만 혼자서만 앞서가지는 않습니다. 행정기관은 물론 다른 경험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다 함께 같이 가는게 목표라서 천천히 한걸음씩 갈 생각입니다.”

4년째 지순사를 이끌고 있는 성기남 본부장은 70년대 농민운동의 선구자다.

그는 “지순사는 회전하는 운동이고 둥근 조직”이라며 “둥글게 다양한 면을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고 매 사안에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이 기반이 되어야 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청주농고 시절 4H운동을 하면서 농촌의 변화에 관심을 가졌고, 1970년대 초 전국4H 회장을 역임했고, 이후 재야의 운동가로 카톨릭농민회, 경실련, 참여연대, 한살림, 흙살림 생협운동 등에 몸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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