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왕읍 신평리
금왕읍 신평리
  • 민광분
  • 승인 2016.02.25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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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의 전통 이어가는 여흥(驪興) 민(閔)씨 집성촌

민씨 3인 효자문…후손에게 효의 중요성 일깨워
토질이 좋고 수로시설 양호 농사짓기'안성맞춤'





금왕에서 대소로 가는 82번 지방도로는 산업단지와 음성IC가 연결돼 있어 교통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도로변에 공장과 상가가 즐비하다. 하지만 오산교차로를 지나면서 오른쪽 언덕으로 올라가는 소도로가 있는데 그곳은 나무가 울창하다. 순간 운전대를 그 쪽으로 돌리고 싶다는 충동을 느낀다. 언덕을 넘으면 오밀조밀한 논이 마음을 평온케 한다. 그러면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가다보면 '어서 오십시오'라는 신평리 이정표가 정답다.


도도물, 아래 강거리, 황곡 등 3개 부락
중국 공자의 제자 민손의 후손 민칭도가 고려시대 사신으로 왔다가 귀화해 여흥(驪興)에 정착 했다. 여흥은 지금의 여주를 말한다. 학문이 출중한 가문으로 조선시대부터 대한제국까지 네 명의 왕후가 배출되었다. 특히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과 명성왕후(明成皇后)의 개혁정책 대립은 유명하다. 세간에서 명성왕후를 민비(閔妃)라 부르는데 이는 일본인들이 대한제국을 얕보는 수작으로 농간을 부린 것 이라며 제대로 된 호칭을 붙여야 한다고 했다.

이들 민 씨 후손들이 이룬 마을이 신평리다. 신평리는 도도물, 아래 강거리, 황곡 3개의 부락으로 이뤄져 있다. 토질이 좋을 뿐만 아니라 수로시설이 잘 되어 있어 농사짓기에 안성맞춤이다. 주민들의 생업은 수박농사와 인삼재배 및 벼농사이다. 한때는 70가구가 살면서 마을의 번영을 누렸지만 현재는 45가구로 2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그런데 타성받이 3가구를 제하면 모두 여흥 민 씨다. 한마디로 여흥 민 씨 집성촌이다. 신평리 주민들은 양반가문이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민동량의 孝…'전설의 고향' 방영
마을 군데군데 관리가 잘 되어진, 단청이 곱고 아담한 효자문이 있는데 민동량, 민정현, 민휘계의 효행을 기리기 위한 것이다. 부모의 병환이 위중할 때 하늘에 기도를 드렸으며 구할 수 없는 음식이지만 최선을 다 해 구했고 단지를 하여 피를 공급한 민동량의 효는 KBS TV '전설의 고향'에 방영되기도 했다. 현재 음성군에서 관리하고 있다.

이 마을 10여명의 청년들은 어르신 섬기는 방법은 남다르다. 자손들이 타지로 나가 홀로되신 80세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외식을 한다. 새로운 음식에 온천욕으로 하루를 보내는 화려한 외출을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은 소풍가는 날처럼 좋아 하신다.


여흥 민 씨 시제(時祭)는 마을 축제
조상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받들기 위해 여흥(驪興) 민(閔)씨 문중에서 토지를 마련해 소작을 주었다. 소작농은 가을걷이가 끝나면 음식을 만들어 왔고 그 음식으로 종손을 선두로 조상이 모셔진 사당에서 제사를 올렸다. 농경사회에서 토지는 생명을 이어가는 수단 이었기에 문중이 토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번성한 가문임을 알 수가 있다.

신평리 여흥 민 씨 종중은 해마다 소작농으로부터 토지 사용료를 받아 사당에서 시제를 올린다. 부녀자들이 음식을 장만하고 외지로 흩어져 있던 후손들도 모여들어 조상의 덕을 기리며 예를 다한다.


불편 겪는 정류장 재설치 시급
하루 8대의 버스가 다니는 신평리는 버스정류장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 버스가 정차 하기에 부적합한 장소며 주민들의 집과도 거리가 애매한 장소에 설치되어 무용지물이다. 추위나 더위는 그렇다 하지만 비가 올 때는 곤혹스럽다. 수차례 읍에 건의 한 상태다. 인근의 공장들로 차량통행이 많아 도로가 점점 파여져 도로포장도 시급한 상황이다.

82번 도로를 이용하다가 언덕의 울창한 숲이 보이면 한 번 쯤 들어 가 볼만하다. 그 곳에는 평안함과 여유를 가지고 둘러 볼만한 것이 많다. 단청이 고운 효자문과 마을회관 앞에 600년 된 잘 생긴 느티나무와 순박하게 살아가는 왕후의 후손들이 있다.


우리 신평리 마을사람들

민 남 기  이장
민 남 기 이장
“주민과 소통하며 마을 이끌 계획”
민남기(51) 이장은 10년 전부터 동네 반장을 시작으로 새마을지도자, 대동계 총무로 일하면서 동네 어르신들의 추천으로 올해 이장이 됐다. 마을의 가장이나 다름없는 직책인 만큼 주민들과 원활한 소통을 하면서 동네일을 이끌어갈 계획이다. 우선으로 할 일은 버스정류장이 주민들 이용하기에 불편하지 않는 장소로 옮기는 것이다.






민병섭 노인회장
민병섭 노인회장
“건강하고 즐거운 삶이 최우선” 강조
65세부터 80대까지 노인 40명으로 구성된 마을노인회를 이끄는 민병섭(77) 회장은 '건강하고 즐거운 삶이 최우선'임을 강조한다.
민 회장은 “마을에 운동기구가 잘 갖춰져 있어 원하는 운동기구로 체력을 단련한다”며 “나이 들었다고 움츠리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건강을 유지한다” 고 말했다.






정선해 부녀회장
정선해 부녀회장
“화합 잘돼 일하는데 지장 없어요”
정선해 부녀회장(69)은 부녀회원 20여명과 함께 동네 큰 일이 있으면 맛깔스런 음식을 만들어 제공한다.
정 회장은 “정월 대보름 윷놀이는 부녀회원들에게 큰 즐거움”이라며 “상품으로 내건 농기구가 회원들의 강한 승부욕을 발동시킨다”며 웃는다.
그는 “지난해 겨울에는 제주도로 2박3일 단합대회를 다녀왔는데 회원들 간 화합이 잘돼 동네의 행사 때 일하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오태근 새마을지도자
오태근 새마을지도자
“이장님과 협력해 맡은 일에 충실”
오태근(46) 새마을지도자는 아래 강거리에 살면서 비닐하우스 22동에 수박농사를 짓는다. 후작으로 시금치나 강낭콩도 재배한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새마을지도자가 됐다. 과거의 새마을 운동처럼 눈에 띄게 마을길을 정비 한다거나 지붕을 개량하는 일은 없지만 명칭이 새마을지도자인 만큼 동네의 발전을 위해서 이장님과 협력하며 충실하게 맡은 일을 처리한다.








민경세 반장
민경세 반장
마을 대소사 꼼꼼하게 챙긴다
마음씨 좋은 엷은 미소가 매력인 민경세(51) 반장은 논농사와 밭농사를 짓는 농군이다. 올 해 처음 반장을 맡았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잘 알고 있다. 이장이 동네의 가장이라면 반장은 아내와 같은 역할이다. 이장이 미처 하지 못하는 일을 대신하면서 동네의 대소사를 꼼꼼하게 챙기는 반장이다. 그는 “이장을 보필하며 맡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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