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슬기롭게 극복하고 오리 산업 육성 ‘한마음’
AI 슬기롭게 극복하고 오리 산업 육성 ‘한마음’
  • 김규식
  • 승인 2016.03.1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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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리협회 음성군지부

회원들 지난 2007년 이후 세 차례 찾아온 AI 이겨내
5년간 66억 투자 계획인 오리 산업 클러스터 기대감


▲ 오리협회 회원들이 지역축제에서 오리시식회를 통해 홍보에 나섰다.
▲ 오리협회 회원들이 지역축제에서 오리시식회를 통해 홍보에 나섰다.
생활수준의 향상으로 육류소비가 늘면서 혈액건강을 지켜주는 불포화지방산과 필수아미노산 등이 풍부한 오리고기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그래서 오리고기가 혈액 질환 예방과 기력 보충에 좋은 고기로 인정받고 있다. 동의보감에도 신장, 순환계, 호흡기계, 소화계 모두에 좋기 때문에 '오장육부를 아주 편안하게 해주는 작용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한국오리협회 음성군지부의 오리 예찬론도 그럴듯하다. 맛, 노화방지, 성인병예방, 해독작용, 스테미너 등 다섯 가지가 이롭다(五利)고 해 '오리'라고 한다고 설명한다.

다섯 가지가 이롭다는 오리는 전국에서 전남에 이어 충북이 두 번째로 사육농가가 많다.

충북에서도 음성군이 42%를 차지하고 있다. 충북지역 오리 사육을 견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국오리협회 음성군지부를 찾았다.

2005년 결성…80여 농가 참여

80여 농가가 참여하고 있는 한국오리협회 음성군지부(이하 음성군오리협회)는 지난 2005년에 결성돼 현재 3대 류근중 지부장이 지난 2012년부터 이끌어오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달 28일 기준으로 '고병원성 AI 자체 청정화'를 선언하고, 청정국 지위를 회복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음성오리협회 회원들도 불안감을 안겼던 AI의 긴 터널을 빠져나왔다.

그러나 회원들은 지난 2007년, 2014년, 2015년 세 차례 발생했던 AI로 인해 큰 상처를 받았다. AI로 인한 방역과 보상 등 회원들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뛰어다닌 류 지부장은 “AI가 애초에 닭에서 시작해 오리까지 번진 것인데 오리농가만 주로 보도되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방역을 이유로 재래시장의 오리유통 자체를 막는 바람에 농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됐고, 위탁사육방식이라 계열사는 보상을 통해 오히려 이익을 본 반면 농민들은 큰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 오리협회 회원들이 클러스터 관련 회의를 열고 있다.
▲ 오리협회 회원들이 클러스터 관련 회의를 열고 있다.
농민 빠진 유통과정 문제

오리는 99%가 위탁방식으로 사육된다. 하림, 주원산오리 등 대규모 가공·판매회사에 납품하는 유통계열사가 농가에 오리 병아리와 비료 등을 지급하고 농가에서는 사육한 오리의 중량에 따라 '사육비'를 정산해 받는 방식이다. 사육농가는 초기 투자비용이 많지 않고 오리를 잘 키우면 수익도 증가하기 때문에 선호한다.

그러나 유통과정을 틀어쥔 계열사들의 횡포(?)에 회원들의 시름이 깊다. 위탁사육 초창기에는 사육농가가 적어 계열사에서 서로 계약해달라며 좋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최근에는 농가수가 많아지면서 사육한 오리를 가져가지 않거나 사육비를 몇 달씩, 많게는 몇 년씩 밀리기도 한다는 것이다.

류 지부장은 “사육농가가 여유자금이 많은 것도 아닌데 큰 회사가 계속 대금지급을 미루고 재계약을 미끼로 농민들의 목줄을 쥐고 흔드는 격”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리산업 클러스터 돌파구 기대

회원들이 어려움을 겪는 것은 유통시장에 농민이 참여하지 못하는 기형적인 판매구조에 원인이 있다. 류 지부장은 “모든 농·축산물 가운데 경매제도가 없는 유일한 품목이 닭과 오리”라고 말한다.

오리산업 성장의 핵심역할을 담당해야 할 농민의 목소리가 담기지 않다보니, 생산이나 판매, 가공 분야에 대한 적용기준 등도 허술하다. 오리가 정식가축으로 인정받은 게 2005년이지만 현재까지 표준사양관리나 전문의약품이 닭을 기준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다.

음성군오리협회는 이러한 실정을 극복하고 지역의 오리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지역전략식품육성산업, 이른바 클러스터산업을 추진해 올해 6월 농림축산식품부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국비와 지방비 등 5년간 총 66억 원이 투자되는 프로젝트다.

생산과 유통, 훈제, 판매 등의 연관 산업들이 함께 성장하게 될 오리산업 클러스터는 지역경제파급효과와 고용창출 등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 / 니 / 인 / 터 / 뷰

류 근 중 지부장
류 근 중 지부장
“회원들 권리 찾기 위해 머리 맞대야”

“농가의 힘이 결집되지 못하다보니 사육비 미수가 수개월째 밀리고 농장회전수(연간 출하횟수)가 줄어도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정당한 권리를 되찾기 위해 여러 상황들이 어렵겠지만 머리를 맞대고 함께 고민해야 한다.”

류근중 한국오리협회 음성군지부장은 “오리농가들이 처한 대부분의 어려움들이 이익만을 추구하는 유통상들에 의해 구조화된 측면이 많다”며 농민들의 단결을 강조했다.

8년 전부터 맹동면 봉현1리에서 '류가네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류 지부장은 “땅은 정직하다는 믿음으로 농사를 시작했는데 막상 농사외적으로 농민들을 괴롭히는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며 “오리산업 클러스터, 유통방법 개선 및 확대 등을 통해 난제를 해결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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