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설립 도내 1호 새마을금고 소재‘금융1번지 자연부락’
주민 설립 도내 1호 새마을금고 소재‘금융1번지 자연부락’
  • 민광분
  • 승인 2016.03.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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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소이면 비산1리

주민들 적극 나서 마을의 모든 계(契) 통합해 금고 설립
도내 3대 사찰 중 하나인'미타사'…주민 지원으로 건립

▲ 충주목사인 이목사와 엄목사의 송덕을 기리는 비석이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다.
▲ 충주목사인 이목사와 엄목사의 송덕을 기리는 비석이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다.


▲ 충주목사인 이목사와 엄목사의 송덕을 기리는 비석이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다.
▲ 충주목사인 이목사와 엄목사의 송덕을 기리는 비석이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다.

충주에서 청주로 가는 4차선 36번국도 중간지점 음성군에 들어서면 우측으로 황금으로 빛나는 동양 최대의 지장보살이 눈길을 끌어들인다. 육도중생을 교화한다는 지장보살에 이끌려 가노라면 '어서 오십시오 비산1리'라고 새겨진 표지석이 마을로 안내한다. 울타리 삼아 심은 것으로 보이는 상록수 사이로 비석새마을금고와 마을회관이 나란히 있다. 따뜻한 봄 햇살이 내려앉은 농로는 방금 포장한 것처럼 깨끗하고 단정해 걷는 이의 몸가짐도 조신해 진다.

협동과 단결로 '한마음'

이 마을은 105가구에 300여 명의 주민이 살고 있으며 논농사와 밭농사가 주업이다. 80%가 토박이며 90세 이상의 어르신이 세분, 80세 이상의 어르신이 스무 명이 넘는 장수마을이다. 도내 1호로 인가 받은 비석새마을금고가 마을 중앙에 있다는 것에 대하여 주민들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여느 마을금고와 확연하게 다른 것은 주민들이 출자하여 세웠다는 것이다. 1960년대의 삶은 넉넉지 않은 삶이라 집안에 큰일을 치르게 되면 목돈이 들어가 가계에 부담이 되었다. 그래서 동네계가 많았다. 상포계. 연방계 등 그때 모든 계를 통합해 금고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다. 또한 돈을 빌려 쓸 때는 낮은 이자를 적용하여 가계의 부담을 덜자는 말에 주민들이 적극 동참했다.

그때 젊었던 어르신들이 이제 나이가 들어 거동이 불편하다. 그러나 은행 업무는 자유롭다. 내 집 같은 금고가 있기 때문이다.

'미타사'… 우리 마을 문화재

미타사는 신라 진덕여왕때 원효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법주사의 말사다. 조선시대 불이 나 폐사가 되었다. 그러나 동네 주민들은 옛 어르신들의 구전으로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빈대가 많아 불을 내었다고 한다. 그런데 수덕사에 머물던 비구니 이명안씨가 법당을 다시 세웠다. 이때는 가는 길이 없어 주민들이 건축자재를 지게로 져 옮겼다고 했다. 미타사 마애여래입상은 충북 유형문화재 130호로 지정되어 있다. 또한 마을에서 미타사로 가는 저수지 옆의 선다원은 옛날에 기와를 굽던 가마터이다.

3道 잇는 교통중심지 '비석거리'

비산리의 자연부락명은 비석마을이다. 이조 말기까지 현재 음성군은 충주목에 속했다. 이때 충주목사로 있던 이 목사와 엄 목사가 행정을 잘해서 송덕비를 만들었다. 당시 비산리는 경기도와 강원도 경상도를 잇는 교통의 요충지였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세운 곳이 현재의 비산리다. 처음부터 비산리는 아니었다며 주민들은 말한다. 충주목사의 공덕을 칭송하는 비를 일컬어 비석거리라고 불리었다가 비석마을로 그리고 현재 비산마을이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비산리 입구에 마을 보호수로 지정된, 멋스럽지만 위엄이 있는 느티나무 아래 목사들의 공덕비가 나란히 있다.

흥겨운 경로잔치

청년회의 경로잔치는 참으로 놀랍다. 해마다 관광을 시켜 주어서 더 이상 갈 곳이 없다. 음식 또한 잘 대접해 주어서 “내 얼굴이 나이에 비해 젊어 뵈쥬? 우리 동네 청년들이 음식을 어찌나 잘 대접해 주는지 말로 다 못햐~~~” 노인회장의 자랑이 끝이 없다. 노래방 기계가 처음 나왔을 때 노래방 기계를 설치해서 모두가 흥겹게 놀고, 먹었다며 입가에 미소를 짓는다. 나이가 들면 노동력도 떨어지고 소외되어 외로운 시기인데 청년들이 잘 섬겨주어서 살 맛 난다는 동네 어르신들이다.

돌아오는 길 충주목사비가 있는 곳을 들렀다. 짐승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는 말이 있다. 사람이 한 생애를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하여 깊이 생각하게 하는 우리 고장의 소중한 마을이다.


이 재 연  이장
이 재 연 이장
“마을 표지석 건립이 주민의 숙원”

동네주민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이장을 재임하는 이재연(60) 씨는 주민들의 칭송이 자자하다.

그는 “동네 일은 본인의 힘으로 할 수 있지만 마을 표지석은 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도로확장으로 마을 표지석을 옮겨야 하는데 현재 표지석은 발파석이고 작아서 동네 이미지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빠른 시일 내에 표지석을 세우는 것이 마을의 숙원”이라고 말했다.



이건락 노인회장
이건락 노인회장
'건강이 최고' 회원들 금연, 금주 이끌어

칭찬하기를 좋아하고 긍정적인 마음의 소유자인 이건락(83) 노인회장은 “나이 들수록 건강관리를 잘하는 것이 자손들에게 도움 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금연을 하고 약주는 혈액순환을 위해 약간씩 한다.

이 회장은 “경로당에서 화투놀이보다는 모여 앉아 살아온 이야기로 회포를 푼다”며 “살뜰히 챙겨주는 마을 주민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이 향 분 부녀회장
이 향 분 부녀회장
“동네 일 힘들지 않아요”

마음씨 좋고 넉넉한 인상의 이향분(55) 부녀회장은 말없이 일을 해낸다. 이름처럼 향을 나누고 있는 그녀는 부녀회원들과 폐비닐을 수거해서 판 돈으로 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그 기금으로 동네 애경사나 어르신들의 식사를 대접한다.





황 인 철 대동계장
황 인 철 대동계장
마을 대소사 이장과 협의해 처리

깔끔한 용모에 마을의 유래를 소상히 알고 있는 황인철(79) 대동계장은 매사가 꼼꼼하다.

그는 “이장이 일을 가지고 오면 함께 의논해 일을 처리한다”며 “동네의 대소사를 누구보다 잘 알아 처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 경 우 새마을지도자
남 경 우 새마을지도자
궂은 일도 척척 해내는 마을 일꾼

전형적인 농부로 수더분한 인상의 남경우(60) 새마을 지도자는 이장님과 함께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도로변의 풀베기나 어르신들의 잔심부름 등 도움을 필요로 하는 곳에 그가 있다.

그는 “동네일뿐만 아니라 기관에서 주관하는 체육대회나 행사에 나가 봉사를 하는 일이 새마을지도자의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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