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 노인 돕겠다던 郡노인회 후원금 빼돌린 정황 드러나
홀몸 노인 돕겠다던 郡노인회 후원금 빼돌린 정황 드러나
  • 임요준
  • 승인 2016.07.25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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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청, 6월 보조금 지급단체 감사 중 상황 포착 수사 의뢰
경찰서, “군에서 회계장부 등 관련서류 넘겨 받아 검토”


홀몸 노인을 돕겠다며 뜻 있는 독지가와 음성군의 보조금까지 챙긴 대한노인회 음성군지회(이하 음성군 노인회)가 기탁 받은 후원금품을 빼돌린 정황이 포착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음성군은 지난 17일 음성군 노인회 후원금 사용 내역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군은 보조금 지급 단체에 대한 보조금 관리 실태를 점검하기 위해 지난달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음성군 노인회를 대상으로 자체감사를 실시했다. 이 과정에서 후원금품을 허술하게 관리한 사실을 확인,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수사를 의뢰한 것.

군이 지난 2011년 이후 후원금품 관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음성군 노인회는 후원금품 지출을 확인할 수 있는 증빙 서류를 제대로 갖춰놓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후원금 사용처가 정확히 적혀 있지 않은 것은 물론, 후원물품을 누구에게 얼마나 지급했는지에 관한 내역 상당 부분이 회계장부에서 누락됐다.

게다가 2012년 회계 관련 서류는 통째로 빠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음성군 노인회는 “다른 서류를 태우다 함께 소각돼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음성경찰서 관계자는 “고발인(군 감사팀) 조사를 마친 상태다. 고발인으로부터 관련서류를 넘겨받았다. 2012년 회계장부도 제출받았다"며 ”하지만 서류가 엉망으로 돼 있어 중점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자체감사 당시 음성군 노인회 직원이 ”소각돼 없다“고 말했는데 이후 제출해 의아했다”고 말했다. 서류조작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에 음성군 노인회 관계자는 “사무실 이전을 하면서 여러 서류들이 섞여 찾을 수 없어 다른 서류들을 소각할 때 함께 소각된 줄 알았다. 이후에 다른 직원이 서류 정리를 하면서 찾았지만 2012년 1월 ~ 4월까지 밖에 남아 있지 않았다. 5월 ~ 12월까지 8개월분은 찾을 수 없어 금융기관 등에 계좌이체와 카드결재 등 자료를 가지고 다시 작성해 군 감사팀에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당시 지도감독 때 차후 소명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했으면 좋았을 것을 잘못됐다만 하면서 확인서에 사인하라고 하며 사인만 받고 가버렸다”며 “지난해 독거노인 돌봄사업은 전국에서 5위, 충북에서 2위를 할 정도로 생활관리사 등 모든 분들이 열심히 일했는데 모든 것이 부정하다는 취급을 당하니 서운하고 억울하다”고 호소했다.

음성군은 후원금품뿐 아니라 현금으로 받은 후원금 상당 부분을 아예 장부에 기재하지 않고 임의로 사용한 것으로 보고, 이 부분도 철저히 수사해 줄 것을 경찰에 요청했다.

음성군 노인회는 기업과 일반 시민에게서 후원금품을 받고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도 지정기탁금을 받아 홀몸노인 지원 사업 등에 사용한다. 군은 음성군 노인회가 군 등에서 받은 보조금 일부를 부적정하게 집행한 사실도 확인, 2900여만 원 환수명령을 내렸다.

이에 음성군노인회 관계자는 “분회장 임원 회의 시 참석자들에게 수당을 지급해 왔던 것이 군에서는 부적정하다며 환수 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이는 오래전부터 관행처럼 되어 온 것인데 갑자기 부적정하다 하니 우리도 당황스럽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한편 음성군 노인회는 운영비와 각종 사업비 명목으로 국·도비, 군비 등을 합쳐 해마다 30억 원 안팎을 지원받으며, 올해 지원금은 37억 원에 달한다.

군 관계자는 “음성군 노인회는 올해만도 37억 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지난 6월 1차 조사때만 해도 최근 1년간 자료만을 검토하려고 시작했다. 노인 돌봄 후원 계좌와 서류를 살피는 과정에서 독거노인에게 지급했다면서도 다른 곳에 배분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집중 조사를 하게 됐다”며 이번 지도감독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후원금은 군 지도감독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독거노인 사업과 연계된 것 이여서 함께 살폈다”며 “지난달 24일 대한노인회 충북도연합회에 자체 감사를 의뢰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연합회 관계자는 “음성군의 의뢰를 받고 지난 7일부터 감사를 진행하려 했지만 지금은 경찰에서 수사중인 사안이라 도 차원의 감사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차후 수사결과에 따라 음성군과 협의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어려운 노인들을 돕겠다던 음성군 노인회. 보조금뿐 아니라 민간 후원금도 투명하고 철저하게 관리해 형편이 어려운 노인 한 분이라도 더 혜택을 받게 해야 한다. 이번 경찰 수사에 주민들의 관심이 모여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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