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왕읍 용계 1리 (오룡골)
금왕읍 용계 1리 (오룡골)
  • 성의모
  • 승인 2016.09.07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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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체 신앙·산신제로 전통잇는 화목한 마을

금 번성했던 과거 딛고 귀농·귀촌마을로 변신중
50여 가구 주민 120여 명, 마을회관 문제 해결에 집중

▲ 용계1리 오룡골 산신각에서 본 마을 전경
▲ 용계1리 오룡골 산신각에서 본 마을 전경

▲ 용계1리 마을이 8, 90년대 금왕읍 체육대회 등에서 종합 우승 등으로 받은 트로피들이 마을회관 진열장에 그대로 보관돼 있다.
▲ 용계1리 마을이 8, 90년대 금왕읍 체육대회 등에서 종합 우승 등으로 받은 트로피들이 마을회관 진열장에 그대로 보관돼 있다.
금왕읍 용계1리 마을은 금의 고장 중심에 있던 마을이다. 과거 금으로 번성했던 시절에는 마을 주민이 1000여 가구가 넘었고 금왕읍에서 아파트가 가장 먼저 생긴 동네이기도 하다.

용계리에는 과거 현 고려아연의 전신인 폐광된 영풍광업이 있었다. 1930년대 일정시대부터 채굴된 금광은 해방 후에 대명광산에서 무극광산으로 영풍광산으로 주인과 함께 광산 이름도 바뀌었다. 마을 주민 대다수가 과거 광업소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으며 그 추억들을 간직하고 살아가고 있다. 한때는 광업의 폐해로 지반이 침하되고 지하수가 고갈되는 등 환경피해로 업체와 갈등을 빚기도 했지만 지금은 조용하고, 평안하며, 살기 좋고, 주민 단합이 잘되는 마을로 유명하다. 젊은 이장의 지혜로 새로운 마을로 탄생하고 있는 용계1리를 찾았다.

▲ 용계1리 요룡골 산신각 모습. 산신각은 마을 공동체신앙과 산신제 연구의 중요한 민속자료가 되고 있다.
▲ 용계1리 요룡골 산신각 모습. 산신각은 마을 공동체신앙과 산신제 연구의 중요한 민속자료가 되고 있다.
마을 수호신 오룡골 산신각
용계1리 마을에 있는 산신각은 마을 공동체신앙과 산신제 연구의 중요한 민속자료다. 산신각은 오랜 세월 동안 주민들이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산신제를 지내는 제각으로 1909년 건립, 1966년에 개축됐다. 팔작 지붕형태를 하고 있으며, 제주가 머무르는 방과 부엌과 제당으로 구분돼 있다. 2~30년전 까지만 해도 여러 마을에서 마을 공동체 신앙이 여러 형태로 내려 왔으나 이렇게 제각까지 갖추어진 곳은 찾기가 어렵다고 한다.

주민들은 정월 초 사흘날 제를 지내기 위해 엄격한 규례를 행했으나 시대가 변하면서 많이 약소화 됐다고 기억했다. 과거에는 산신제 기일이 정해지면 마을 입구에 금줄을 쳐 외부인의 출입을 막고 집집마다 비린내 나는 음식을 금했다. 제물로 정결를 의미하는 하얀 백설기를 제로 올리고 제주로 지정된 사람은 몸가짐을 정결하게 해야 했다. 마을 전체 주민이 일심동체가 돼 산신제를 지냈다.

용계1리의 오룡골은 이름부터 신비한 기운이 돈다. 금왕읍에서 맹동으로 가는 나지막한 고갯길(광산고개)를 넘으면 우측으로 동네입구가 좁아 이 마을을 모르는 사람들은 그냥 지나치기쉽다. 금왕읍에서 직선거리로 500미터도 채 안 된다. 좁은 마을 입구를 들어서면 마을이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다. 마을이 길쭉한 키 모양새로 작은 산속에 묻혀있다.

이곳에 50여 가구 120여 명의 주민이 오순도순 살아가고 있으며 주민들은 “아득한 분위가 좋아 외지의 귀촌 가구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주민 단합해 광산 개발 막아내기도
용계1리 주민 중 60세 이상 남자 어르신들은 과거 대다수가 광산에 근무했으며 광산에 대한 추억과 지식들이 전문가 못지 않다. 얼마 전 신규 광산업자가 마을 일원에 채광 채굴인허가를 신청해 마을 주민들이 긴장하는 사건이 있었는데, 90년대 지반 침하와 지하수고갈 등 환경 재앙을 겪었던 경험이 있는 주민들은 결사 반대했고 단합된 힘으로 광산 개발을 막아냈다.

한 주민은 “다시 광산 개발을 하는 것은 원치 않치만 과거 번성했던 무극 광산의 흔적이 모두 매몰돼 역사적 산물이 없어지는 것이 안타깝다”며 “우리 자손들이 수십년, 수백년의 후에 광산고개의 의미를 알고 무극의 어원을 잊게 될까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회관 부지 해결이 선결 과제
용계1리는 마을회관이 너무 협소해 마을 행사를 치르기가 쉽지 않다. 이렇듯 환경이 열악한데도 회관을 건립할 수 없는 이유는 현재 회관이 있는 곳이 국유지기 때문이다. 주민들은 마을회관을 신축하려면 국가로부터 토지사용 승낙을 받아야 하는데 한국자산관리공사(켐코)로부터 승낙받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승락을 받아도 마을 자금이 없어 매수할 수도 없다. 한 주민은 “국유재산 관리가 한국자산관리공사로 이전되면서 임대료가 대폭 인상돼 부담이 되고 있다”며 “공익적 목적에 쓰는 국유지의 임대료에 문제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용계1리 마을 주민들은 어떻게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오늘도 똘똘 뭉쳐 지혜를 모으고 있다.


인/터/뷰


김 원 기 이장
김 원 기 이장
“회관 문제 해결 필요합니다”
김원기 이장(51)은 용계1리 마을 이장 2년차다. 과거 두진아파트 이장 경력이 있는 젊고 패기있는 베테랑 이장이라는 평이다. 그는 “주민들 모두가 마을회관 땅 문제 해결에 지혜를 모으고 있다”며 “빨리 문제가 해결돼 주민들이 편히 쉬고 마을 행사도 마음 놓고 할 수 있는 새로운 마을회관이 건립되길 바란다”고 했다. 김 이장은 논농사를 지으며 마을 일에 전념하고 있다.


안 기 화 노인회장
안 기 화 노인회장
'다툼이 없는 마을입니다'
안기화(73세) 노인회장은 “오룡골 마을은 한때 광산촌으로 1000여 가구가 밀집돼 살았는데 그때도 다툼이 없고 화합이 잘 되는 마을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자랑했다. 안 회장은 용계리 마을이 8, 90년대 금왕읍 체육대회 종합 우승을 독차지 한 기억을 잊지 못한다. 그는 그때 그 증거가 되는 트로피들이 가득 보관돼 있는 진열장을 열어 보이며 과거를 회상했다.


한 영 숙 부녀회장
한 영 숙 부녀회장
“어르신들이 건강해야 행복한 마을”
한영숙(53세) 부녀회장은 농촌에선 젊은 부녀회장에 속한다. 그는 마을의 단합대회와 경노잔치 등 대소사를 총괄하면서 화합을 이끌어내는 장본인으로 마을 분위기를 잘 읽어내 어르신들게 칭찬받고 있다. 한 부녀회장은 “언제나 부모님처럼 저를 좋게 봐주시는 어르신들이 고맙고 감사하다”며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해야 마을 분위기도 좋다. 어르신들이 건강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손 주 영 개발위원장
손 주 영 개발위원장
“금 있는 곳에 물 있는 법”
낙농 70두를 하고 있는 손주영(65) 개발위원장은 젊은 시절 금광에서 근무했고 폐광이 되면서 현재는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금광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금생 유수'를 강조한다. 금나는 곳에 물이 있다는 뜻이다. 그는 “예로부터 금왕은 지하수가 풍부한데 금생유수에서 그 뜻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 찬 수 새마을지도자
서 찬 수 새마을지도자
“마을 인심 정말 훈훈해요”
서찬수(52) 새마을지도자는 상주가 고향으로 오룡골에 정착하면서 자원사업(고물상)을 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어찌나 마을의 인심이 훈훈한지 객지의 어려움이나 외로움을 한번도 경험하지 않았다”며 “항상 따듯하고 포근한 마을처럼 사람의 인심도 마을을 닮았다”고 표혔했다. 그는 “언제나 마을 일을 좋은 방향에서 봐주시는 어르신들이 항상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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