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읍 초천2리 밤나무재
음성읍 초천2리 밤나무재
  • 성의모
  • 승인 2016.11.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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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환경 그대로 햇살 좋은 고랭지 마을

오미자·산딸기·블루베리 등 고랭지 농작물 인기
55여 가구 주민들 가족처럼 지내며 화합·소통


▲음성읍 초천2리 밤나무재 마을 입구. 고랭지 마을로 농작물의 당도가 높다.
▲음성읍 초천2리 밤나무재 마을 입구. 고랭지 마을로 농작물의 당도가 높다.

속리산의 천황봉에서 발원해 북쪽으로 올라가는 길에 원남의 큰산과 향산을 거쳐 감우재 보현산을 올라 소 속리산를 지나 광혜원과 안성 사이의 칠장산에서 끝나며 한강과 금강의 분수령을 만들어가는 한남금북 정맥의 중간에 삼실고개가 있다. 그 삼실고개의 동으론 한강수계를, 남서론 금강수계를 만드는 마루 밑에 아늑히 자리 잡은 마을이 음성읍 초전2리 밤나무재와 금양지(구맹지) 마을이다.

지금은 도로가 뚫리고 교통이 좋아지면서 접근성이 나아졌지만 그만큼 첩첩 산중 속에 깊은 속살 감추듯 감추어졌던 곳이다.

과거 나주 오씨와 함안 윤씨가 집성촌을 이루었으나 지금은 여러 성이 세대를 이루고, 감소하던 세대가 귀농 귀촌으로 늘어나면서 55여 가구에 귀촌가구가 8 가구나 된다. 총 100여 명의 주민이 어우러져 살면서 자연 환경을 잘 보존하고 공장이 없는 청정마을이다

귀농·귀촌으로 세대 증가
밤나무재(이장 이문용)는 한남금북 정맥을 찾는 이들에겐 중간 기착지이며 출발점으로 유명 명소가 돼 가고 있다. 지명 상에는 삼실고개로 명기되어 있으나 밤나무가 많아 밤나무재라 불렸다. '고개' 분류로 산맥을 넘는 고개를 관, 물길이 갈라지는 고개를 령, 큰 고을과 큰 고을을 넘는 고개를 재, 동과 동을 넘는 나지막한 고개를 현이라 했으니, 밤나무재는 안성과 용인으로 가는 지름길로 재라 불리운 듯 하다.

과거 밤나무재는 경상도에서 괴산을 지나 하당 3거리에서 삼실고개를 지나고 꽃동네가 있는 한터고개를 넘어 대소·광혜원을 지나 안성과 용인으로 가는 지름길이었다.

오성용 노인회장은 “밤나무재 마을과 이웃한 금양지 마을 앞을 흐르는 실개천에는 사금 광산이 있었다”며 “해방 후 60여 년 전 까지도 사금을 캐는 것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금이 있었음을 실증하는 금을 캤던 금광굴이 주변 향산에 다수 존재하고 삼실 골짝에는 석영이 많이 눈에 띈다.

▲ 2012년 여수엑스포에서 마을 주민일동의 기념 사진
▲ 2012년 여수엑스포에서 마을 주민일동의 기념 사진
농한기 주민들 점심·저녁식사 함께 나눠
밤나무재는 음성읍에서 몇 안되는 고랭지 마을이다. 지난 여름 온 나라가 열대야로 몸살을 앓을때도 밤나무재는 더위 걱정이 없었다. 해발 약 300미터에 마을이 있다 보니 해가 지면 오히려 서늘하고 숲속의 여름밤은 환상적일 수 밖에 없다.

밤나무재 주민들은 농한기에는 마을 회관과 경노당을 겸해 쓰는 다목적 회관에서 모든 주민들이 점심 저녁을 해결한다. 여느 마을이나 그렇겠지만 이 마을 주민들이 유달리 화목하고 친근한 이유다.

주민 김 모씨는 “하루에 한 끼도 아니고 점심 저녁을 함께 하다 보니 서로의 사정도 잘 알고 누가 어디가 아픈지 자식들은 어떤지 세세히 알게 된다. 가족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틈새 농업으로 활로 찾는 산골 농부들
밤나무재 마을은 논보다는 밭이 많아 잡곡 농사를 주로 한다.

주민들은 마을의 지형, 지세가 고지대 분지형으로 낮에는 덥고 밤에는 서늘해 이곳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이 타 지역 농산물보다 당도가 높아 인기가 좋다고 입을 모은다.

5000㎡ 규모의 오미자 농장을 경영하는 남상건(64세)씨는 농장에서 생산된 오미자를 생과일,건오미자로 판매하고 효소로 팔고 있다. 또 7000㎡ 규모의 블루베리 농장을 경영하는 7년차 귀농인 정석구(64세)씨는 경기도 광주에서 이 마을로 놀러 왔다가 귀농했는데 올해 5 t 정도의 생과를 생산, 판매해 톡톡한 재미를 봤다. 산딸기 체험농장을 경영하는 마을 토박이 농사꾼 어경선(57세)씨는 밤나무재 고랭지 산딸기가 당도가 아주 높다고 자랑이다. 산딸기와 다른 고창복분자를 재배하는 신광석(62세)씨는 3000㎡의 밭에 복분자 농사를 5년째 이어가고 있다 이명수(60세)씨는 분재 농업을, 박노승(59세)씨는 인삼 대농이다.

밤나무재 마을에서 하당으로 가는 삼실고개에 위치한 한방꽃차 연구원은 '생생정보' '충북은 지금','6시 내고향'에 소개돼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꽃이라면 모두 차로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가진 김형기.신광석씨 부부가 운영한다. 이외에 복숭아, 사과 등 전통 과일과 틈새 과일을 활용한 농업으로 마을이 살기좋은 마을로 발전하고 있다.

과거 먹고 살기가 넉넉지 못해 토박들이들이 많이 떠났던 밤나무재, 이제 살기좋고 농작물이 좋아 타지에서 온 사람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며 마을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집성촌은 없어졌지만 새로 만난 사람들이 서로 의지하며 이웃사촌을 만들어가고 있는 이곳이 바로 햇살좋은 밤나무재 마을이다.

인/터/뷰


이 문 용 이장
이 문 용 이장
“웃음꽃이 피어나는 행복한 마을”
이문용(65세) 이장은 2년째 이장 직을 수행하며 마을과 주민을 위해 봉사하고 있다. 이웃마을인 금양지에서 태어나고 자란 토박이 농사꾼으로 2남 2녀를 두고 있는데 장남은 천주교 신부가, 장녀는 수녀로 성장한 천주교 집안이다. 이 이장은 “동네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마음으로 힘 닿는데 까지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오 성 용 노인회장
오 성 용 노인회장
“노인돌보미 서비스를 운영합니다”
오성용(76세) 노인회장은 올해 초 노인회장으로 선출됐으며 29명의 노인 회원을 이끌고 있다. 연로한 중에도 '노인돌보미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매월 독거노인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찾아 건강상태도 확인하고 불편함은 없는지 보살펴드리고 있다. 그는 “매월 보건소에서 출장 진료를 나와 줘 고맙고, 한 달에 한 번 당뇨와 혈압체크, 치아검사 등을 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고마워했다.





유 연 순 부녀회장
유 연 순 부녀회장
“궂은 일 앞장서는 부녀회원들 감사해요”
유연순(61) 부녀회장은 5년째 부녀회를 이끌고 있다. 40여 명의 회원을 중심으로 마을의 대소사를 직접 챙기며 마을 청소부터 음식준비, 봉사활동까지 마을 구석구석 그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부녀회원들이 마을 일에 최선을 다해주는 것이 고마운 유 회장은 “회원들이 경로당 청소와 음식은 물론 어르신들이 아프면 병원에 모시고 가거나 약을 사다드리는 등 궂은 일을 기쁘게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다.




신 광 석 대동계 총무
신 광 석 대동계 총무
“마을의 대소사에 가장 먼저 달려갑니다”
신광석(62) 대동계 총무는 공직 퇴직 후 아내의 고향인 밤나무재로 돌아왔다. 아내 김형기씨와 한국 한방꽃차 연구원을 운영하고 있으며 공직자의 꼼꼼함으로 총무 일을 잘 보고 있다는 평이다. 신 총무는 “마을의 애·경사를 담당하며 마을에 일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발 벗고 나선다”고 했다. 그는 “마을에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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