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그림이 어우러진 사과농장 만들고파
애플과 그림이 어우러진 사과농장 만들고파
  • 음성자치신문
  • 승인 2017.08.28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플림 팜' 정금자 대표가 먹음직스레 익어가는 사과나무를 붙잡고 소이면 동쪽 먼 하늘을 바라보며 또 다른 꿈을 키우고 있다.


그림 공부는 평생의 소원, 딸과 함께 미대 입학
지역과 세계적 명소로 그림 있는 사과농장 꿈꿔


인류의 역사를 바꾼 4개의 사과가 있다. 창세기에 나오는 이브의 사과,
아름다움에 대한 신들의 질투로 인해 트로이 전쟁을 유발시킨 황금사과,
아들의 머리위에 있는 사과를 쏘아 맞춘 윌리엄 텔의 사과,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톤의 사과가 있다.
이외에도 백설공주의 독이든 사과이야기를 비롯해 하트를 닮은
사과와 관련된 인류의 사랑 이야기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과의 사연이 있다.

어릴 적 이런 사과의 매력에 빠진 이가 있다. '플린 팜' 정금자(58) 대표다.
그는 사과를 직접 재배하며 음성군과 한국을 넘어 세계를 향해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접목한 사과농장을 만들겠다는 당찬 포부를 가지고 있다. 정 대표의 삶 속으로 들어가 본다.

소먹이 작두질부터 궂은일 다해
정 대표는 충북 영동에서 태어났다. 대부분 기성세대들이 그렇듯
어린 시절 먹거리도 풍족하지 못했고 남아선호사상에 딸 셋과 아들 셋인
6남매 셋째 딸로 태어나 설움도 많이 당했다. 5살 때 정 대표는
할아버지, 할머니 손에 맡겨진 채 온 가족이 청주로 이사 갔다. 화전을 일구시는
할아버지 점심식사를 백제와 신라의 경계선이었던 비봉산 너머까지 갖다 드리곤 했다.
편찮으신 할머니 병간 하느라 8살까지 궂은일을 도맡아 하면서 울기도 많이 울었단다.
그 당시 꼴 베고, 나무하고, 소먹이 작두질 하다 생긴 상처가 아직도 손등에 선명하다.

'미술 재능' 미대 입학 공부 한 풀어
그래서 그런지 8살 때부터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는 독립심이 생겼다고 한다.
9살 때 부모님이 계신 청주로 옮겨 1년 늦게 초등학교에 입학하였으나,
2학년 때 가족이 다시 영동으로 이사 가면서 양산초교로 전학했다.
정 대표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부도 잘 하고 특히 그림에 두각을 나타내
교내에서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다. 학산상고 시절에는 충북도 대회와
영동군 대회에서 상업 디자인상을 여러 번 수상하기도 했다.
그 당시 쉽지 않은 주산 2단 자격증과 부기 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농업진흥공사(현 농어촌공사) 당진사업소에서
근무할 때 서울에서 파견 나온 남편을 만나 서울 금호동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결혼 전 남편에게서 “공부를 더 하고 싶으니 대학을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지난 2002년 백석대 미대 서양화과에 입학했다. 같은 해
한남대 미대를 입학한 딸과 함께 늦공부를 시작한 것이다.
그러다 2009년 홍익대 미대 평생교육원에서 다시 공부,
미술을 공부하고픈 간절함을 풀어냈다.

남편 사업 위기를 꿈 이룰 기회로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우리나라의 전통과 문화를 살린 영어마을,
농촌체험마을을 만들어 보겠다고 마음에 품어 온 정 대표.
실현할 방법이 없어 고민 하던 차에 남편의 사업이 마음대로 안 돼
불안을 느끼게 되자 불안도 해소하고 꿈도 실현 할 탈출구를 찾기로 했다.
당시 서울에서 가장 가깝고 싼 땅을 살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소이면 충도리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2004년 11월 처음에는
470평 조그마한 과수원을 경매로 구입하고 주변 토지 주인들과
협상을 통해 주변 땅을 추가 매입해 5000평 규모 현재
사과농장을 마련하게 됐다.

이야기가 있는 사과농장
정 대표가 꿈꾸는 사과 농장은 단순히 사과를 재배해
판매하는 수준을 넘어 사과를 가공, 유통판매하고 체험관광과
건강치유도 함께 할 수 있는 6차 산업으로 발전된 농장을 만드는 것이다.
그림을 좋아하는 정 대표가 꿈꾸는 '플림 팜'은 애플의 '플'과 그림의 '림'에서
한자씩 따왔다. 이 농장 사과를 드시거나 체험하신 모든 분들의
삶이 잘 풀려 나가라는 뜻으로 '풀림'의 의미도 있다. 한국의 농촌체험과
문화놀이를 같이 즐길 수 있는 관광농원을 만들어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전통모습을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장소를 만들자는 것이다.
'플림 팜'을 찾아오시는 분들을 위해 주변 건물과 벽은 벽화로 장식하고
농장 주변에 야생화를 심어 볼거리를 제공하며 모든 분들에게
본인이 즉석에서 직접 그린 그림을 만들어 가져갈 수 있게 할 뿐만 아니라
사과로 만든 음식 등 먹거리도 제공 할 계획이다.

어려운 이웃 살피는 숨은 봉사자
벌써 15년 넘게 장애인과 고아들을 위해 매월 10만 원 이상을 기부해 온 정 대표.
지금은 음성군 지체장애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직접 수확한
사과를 동대문구 장안평에 있는 '쎈뿔나우리학교(부모한테 버려진 아이들을 돌보는 학교)'에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전하는 숨은 봉사자다.
정 대표는 “대부분 사람들이 창조와 아이디어, 6차 산업에 무관심하다”며
“있는 것에 안주하지 말고 앞을 생각하며 나보다는 남을, 남보다는
사회를 도와주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60세가 넘어가면 남을 위해 무엇을 해줄까,
무엇을 도와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해야 한다”며 “
그랬을 때 이 세상은 한층 밝아 질 것”이라고 했다.

'플림 팜'이 우리 지역을 넘어 세계적 명소가 되기를 바라는 정 대표
. “그림과 애플이 어우러지는 삶을 재미있게 놀아보려 한다”며 주먹만 하게
영글어 가는 사과를 주시한다. 그의 꿈꾸는 눈으로 바라보는
소이면 넘어 먼 동쪽 하늘이 밝게 비춰온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