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 재 화가
이 만 재 화가
  • 임요준
  • 승인 2017.09.14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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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소통하는 젊은 작가의 봉사적 삶
▲ 그림으로 소통하고, 그림으로 희망을 나누는 젊은 화가 이만재. 그의 헌신적 봉사가 지역에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 그림으로 소통하고, 그림으로 희망을 나누는 젊은 화가 이만재. 그의 헌신적 봉사가 지역에 희망으로 다가오고 있다.


도 미술대회부터 국제대회 입상까지 실력파
벽화그리기, 방과후 학교, 아동센터 등 봉사

경기도와 인접한 음성군의 첫 관문으로 우리고장의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면 대사리.
이 마을의 칙칙한 창고가 벽화 하나로 환하게 변하면서 마을학교가 됐다. 밤하늘을 바라보는 어린손녀의 호기심을 할머니께서 다정한 모습으로 설명하는 내용이 잘 표현돼 있다.

대소면 주공아파트. 이곳 벽면에 옛 소왕국이 백성의 뜻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면서 대왕국으로 발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환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이 두 곳의 마을을 변화시킨 주인공이 있다. 바로 이만재(37) 화가다. 그림에 대한 정열과 불타는 청춘을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맘껏 쏟아 붓고 있는 이 작가의 세계로 들어가 본다.

'나도 잘 할 수 있다' 첫 그림 시작
이 작가는 음성읍 오성동에서 아버지 이강길(75)씨와 어머니 김선회(71)씨 사이에 2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남신초와 음성중학교를 거쳐 충남 홍성 풀무농고를 졸업했다. 이후 한국영상대학교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젊은 작가다.

이 작가와 함께 그의 형은 미술에 재능이 있었다. 그의 형 고3때다. 미대 진학을 위해 한창 입시 준비하는 형의 모습을 보면서 이 작가도 따라하기 시작했다.

그가 처음 미술을 접하게 된 사연이다. 어린 동생이 옆에서 그림을 그린다치고 야단법석을 떠는 모습이 입시생에겐 방해꾼였을 게다. 이 작가는 그런 형의 핀잔을 들을수록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오기가 발동하면서 어린 마음에 칭찬받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다. 그러면서 왠지 모르게 이유도 없이 그림그리기가 너무 좋았단다. 그의 잠재속에 미적 재능이 꿈틀거렸을 게다. 그의 형은 명지대 산업디자인과를 당당히 합격, 지금은 인테리어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 작가는 “형은 정말 미술에 재능이 많았어요. 실기에선 전국에서도 상위권 이였죠. 시골출신이라고 얍 보다가도 그림을 보고는 다들 인정할 정도 였으닌까요. 반면 저는 재능보다는 노력형 이였습니다”며 작은 미소로 형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냈다.

미술영재 국제대회 입상

그저 미술이 좋았고 노력밖에 모르는 이 작가는 이후 각종 대회를 휩쓸었다. 받은 상장의 양만도 폴더 3권 정도다. 그중 초등학교 4학년때다. 현대그룹에서 개최한 전국사생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고 故 정주영 회장에게 직접 받은 상장이 어린 화가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이 작품은 인도에서 개최한 샹카미술대전에 출품됐고 입상을 하기도 했다.

중1때는 현대미술관으로부터 미술영재로 뽑혀 영재교육을 받았다. 미술은 그를 행복하게 했다. 미술을 그냥 즐겼다는 이 작가. 미술은 그에게 희망이기도 했다.

만화와 함께 방황 속 사춘기소년

그러던 그에게 어느 날 만화가 다가왔다. 만화책 보는 것에 푹 빠진 그는 당연 학업과는 멀어졌다.

만화방 책을 대여하기엔 어린 그에게 용돈이 부족했을 터. 결국 훔치기 시작했고 그것은 더 큰 도벽으로 이어졌다. 중3때 친구들과 함께 충주에서 신발을 훔치다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됐다.

이 모든 방황 속에 그가 갈 수 있는 고등학교는 대안학교뿐 이였다. 당시 대안학교는 전국적으로 3개교 밖에 없었다. 결국 충남 홍성 풀무농고에 진학했다.

학교는 농업기술교육과 함께 인성중심 교육을 진행했다. 그러면서 이 작가의 재능을 알게 된 학교는 특별히 미술교사를 초빙해 그만을 위한 미술지도를 이어갔다. 이때 이 작가는 회화에 열중하면서 만화 '북두의권'에 심취해 있었다. 이것이 그를 애니메이션과로 인도하게 된다.

회화에서 애니메이션 전공

1999년 한국영상대학교에 입학한 그는 부천대학생애니메이션대회에 과대표로 출전하기도 했다.

그의 졸업 작품은 '플라워팩토리'다. 환경오염으로 지구에서 꽃이 사라졌지만 한 아이가 꽃씨를 발견하고 꽃을 다시 피우게 된다는 내용으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키는 내용이다. 이 작가는 해군 정훈공보실 만화병으로 논산 계룡대에서 근무하기도 한 실력파다.

'귀향'… 벽화그리기
미술강사 등 활동

5년 전, 도시생활을 접고 귀향했다. 벽화그리기는 새로운 도전 이였다. 그러면서 지역 아이들을 위해 미술지도에 나섰다.

대부분이 결손가정인 충주 대소원초등학교와 생극면 도토리숲작은도서관에서 무료 미술지도를 하고 있다. 또한 대소면 영재지역아동센터와 TV프로 '사랑의 가족'에 출연한 소이면 인정이네, 청주시 미원면 소재 담쟁이보호작업장과 금왕 유기견보호시설 등에 벽화그리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또한 방과후 학교와 영동 인터넷고등학교, 생극중, 한일중, 대소초, 동성초, 영재지역아동센터 등에서 미술지도를 하고 있다.
이 작가는 “아이들에게 그림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또한 그 생각을 정리하는데 그림은 큰 역할을 합니다. 그림을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고 싶습니다”며 “앞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30대 젊은 화가가 지역을 변화시키고 있다. 창고로 버려진 곳을 벽화를 통해 환한 마을교실로 바꾸었다. 희망의 노래가 벽화를 통해 전해졌다. 한 젊은이의 노력이 타오르는 촛불이 되어 음성군 미래를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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