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 성 식 벽화 전문 화가
허 성 식 벽화 전문 화가
  • 음성자치신문
  • 승인 2017.12.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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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특별한 벽화 그리는 ‘화가 이장님’
▲ 허성식 화가가 음성체육관 벽면에 그가 직접 그린 음성을 대표하는 인삼, 고추, 수박을 배경으로 한 벽화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지었다.
▲ 허성식 화가가 음성체육관 벽면에 그가 직접 그린 음성을 대표하는 인삼, 고추, 수박을 배경으로 한 벽화 앞에서 환한 웃음을 지었다.



“부도 아파트 계약자 피해 안 된다” 추진력 발휘
이장으로 봉사, 음성을 환하게 벽화그리기 나서

살다보면 중요한 결정의 순간에 직면한다. 결정의 순간, 사람마다 다양한 성격을 드러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망설이는 성격이 있는가 하면 과감하게 추진하는 추진력 강한 사람이 있다. 바로 그가 허성식(57) 벽화 전문 화가다. 17년 전 음성과 인연을 맺고 음성인으로 누구보다 지역을 사랑하는 사내다운 사내지만 강한 성격이 때론 좋지 않은 시선으로 다가온다. 뒤집어지고 엎어지고...60여 년 그의 파란만장한 삶속으로 들어간다.

6남매 형제가 어느날 8남매로..

허 화가는 전북 전주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모는 전형적 농삿꾼으로, 지역에서 알아주는 부농가였다. 그의 아버지는 새벽2시면 벌써 들에 나갈정도로 부지런했다. 그의 부모는 어려운 사람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은 정 많고 살가운 성격이다. 명절 때면 이웃집에 쌀이며 고기 등을 전하느라 바빴던 어린 추억을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2남4녀 중 차남으로 태어났지만, 그의 부모는 조실부모하고 어렵게 생활하는 어린 남매를 양자로 들였다. 그래서 허 화가의 형제는 6남매에서 8남매로 늘었다. 아름다운 이야기다.

예체능 탁월, 추진력 겸비
그는 완주군 봉동초와 완주중, 전주농고를 졸업했다. 미술에 재능이 많았던 그는 원광대 미대를 합격했지만 진학보단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터라 딱딱한 캠퍼스 생활보단 활기찬 시장을 택했다. 어려서부터 태권도와 복싱으로 몸을 다졌다. 고교 때는 트럼펫 연주에 매료돼 밴드부에 들어갔다. 전국 관악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할 정도로 그의 실력은 대단하다. 학생회장을 지낸 그는 예체능과 사교성, 추진력까지 겸비한 멋진 사내다.

영화포스터 그리는 화가로 변신
그의 나이 23세 때 일이다. 우연히 극장 앞을 지나다가 영화포스터를 그리는 광경을 보게 된다. 영화의 한 장면이 그림으로 나타나고 명연기를 펼치는 배우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는 광경을 보면서 한눈에 반해 버렸다. 그러면서 그의 삶은 영화포스터를 그리는 화가로 변해 오늘에 이르게 됐다. 그의 스승은 당시 이 분야 최고의 화가로 알려진 안수철씨다. 7년을 그의 밑에서 수학하면서 화가로서 길을 닦았던 것이다.

부도 입주민 구해...음성과 인연

이를 토대로 허 화가는 광고사업을 시작했지만, 높은 건물에서 간판작업을 하던 중 불의의 사고로 지인이 사망하면서 사업을 중단하게 됐다. 새벽마다 정화수를 올리고 자식 위해 기도하는 어머니의 정성이 하늘에 닿았을까? 그는 오랜 아픔을 딛고 건설회사를 운영하게 됐다. 타 건설회사가 신축한 아파트 분양일도 그의 몫이다.

그러던 지난 2001년 조양주택은 금왕읍 내송리에 우원아파트를 건설했다. 허 화가는 이 아파트 분양책임자로 오게 됐다. 하지만 회사는 부도를 맞게 되었고, 그 피해는 입주를 희망하는 계약자들의 몫이 되고 말았다. 100여 가구가 하루아침에 계약금을 날리게 된 상황. 그는 부도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일선에 나서 이 일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다. 채권단과 합의를 이끌어내 계약금을 보존하고, 부도에서 정상화가 될 때까지 2년간 무료로 거주할 수 있게 이끌어 냈다. 그의 추진력이 그대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이 일로 허 화가는 이곳으로 이사하게 됐고, 음성과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됐다.우원아파트는 내송리에서 내송3리로 분리됐다. 그러면서 허 화가는 이장직을 맡게됐고 주민들을 위한 봉사는 9년간 이어졌다.

두 딸 탁구계 샛별..음성의 자랑
음성은 그에게 축복의 땅이다. 8년 간 교제해 온 김효순(44)씨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때 그의 나이 43세. 그러면서 예쁜 두 딸을 얻었다. 예은, 예진 자매다. 두 아이는 탁구에 재능을 보이면서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용천초등학교 4학년 때 첫 라켓을 잡은 예은(청주 대성여중 1년) 양은 지난해 제45회 충북교육감기 학생탁구대회에서 우승을, 제32회 대통령기 전국시도탁구대회에서 개인 복식 동메달을 획득하면서 국내 여자탁구 유망주로 떠올랐다. 지난 10월 26일부터 11월 2일까지 인도에서 열린 'ITTF 주니어 서키트 2017 인도 주니어&카데트 오픈탁구대회'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동생 예진양도 그에 못지않다. 라켓을 잡은지 이제 겨우 1년 정도지만 각종 대회를 휩쓸고 있다. 두 자매가 부모의 뜻을 넘어 음성군과 대한민국 탁구계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임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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