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혈세 먹는 사회적기업, 그 현장을 가다
특별기획 혈세 먹는 사회적기업, 그 현장을 가다
  • 음성자치신문
  • 승인 2017.12.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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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 사회적기업의 실태 … 1개 업체 독식
▲ (사)글로벌투게더음성이 운영하는 금왕읍 소재 카페 '이음'이다. 사회적기업으로서 인건비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도 건실한 재정자립도 확립을 위해 지원금 없이 자체 운영되고 있다.
▲ (사)글로벌투게더음성이 운영하는 금왕읍 소재 카페


군내 사회적기업 인증업체 단 3개 불과
올해 1개 업체에만 1억 4000만 원 지원
지원금 사용에 대한 관리 제대로 안 돼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 서비스나 일자리를 제공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 판매 등 영업활동을 수행하는 기업을 말한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일부 사회적기업들이 사회 공헌과 달리 개인의 사리사욕을 채우는 변태적 운영으로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다. 이에 본지는 음성군 사회적기업의 운영실태를 기획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총 3회에 걸쳐 연속보도 되는 이번 기획보도를 통해 음성군 사회적기업의 현실을 돌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음성군에는 일자리제공형으로 (주)도산도방과 (주)다솔이 있다. 지역사회공헌과 일자리제공을 목적으로 하는 혼합형으로 (사)글로벌투게더음성이 있다. 관내에는 사회적기업이 단 3개뿐이다.

글로벌투게더음성은 지난 2011년 설립된 회사로 2012년 예비사회적기업에서 같은 해 말 인증 사회적기업으로 승격했다. 결혼이주 가정을 위한 다문화센터와 카페를 운영한다. 이 회사는 2013년 사업개발비로 1000여만 원 지원을 받은 게 전부다. 그동안 인건비 등 지원은 전혀 받지 않았다. 내년에는 사회보험료 지원금을 신청한 상태로, 직원들의 4대 보험료 일부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현재 직원은 48명이다. 이들의 인건비를 지원받는다면 회사로선 편하게 갈 수 있지만 지원은 단 3년뿐이다. (지원에)의존하다보면 재정자립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은 수월할 수 있지만 이후에는 유지가 더 어려울 수 있어 지원을 받지 않았다”며 자립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는 이어 “(회사는)올해부터 다문화가정을 넘어 새터민,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등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이들 가정에 교육과 일자리를 제공해 자립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줄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도산도방은 인증 3년차 기업이다. 도자기 생산전문업체로 건실한 기업 이였으나 운영난을 겪으면서 직원을 고용할 수 없어 올해 인건비 등 지원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

사실 도산도방은 지난 1997년 개인사업자로 시작했다. 2012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예비사회적기업으로 발전했다. 이후 사회적기업으로 인증 받으면서 2015년부터 2년간 인건비 등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올해 지원금은 한 푼도 없다.

도산도방 관계자는 “인건비 지원은 최저금액의 60%만 받는다. 하지만 요즘 최저금액만 받고 있을 직원은 없다. 회사는 최저금액의 40%와 추가 인건비를 감당해야 하는데 오랜 경기침체로 이마저 어렵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처음 회사를 시작할 때는 잘 운영이 됐다. 오히려 사회적기업이 되면서 직원들의 생산성은 떨어지고 회사입장에서는 독이 됐다”고 토로했다.

사회적기업의 현 실태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회사는 5명 이상 고용을 유지해야 하는 규정에 의해 내년 상반기까지 고용채용이 없을 경우 인증이 취소될 위기에 놓여 있다.

다솔은 인증 1년차 기업이다. 건축과 청소, 용역을 주 사업내용으로 운영되는 회사다. 지난 2014년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시작됐다. 올해 9명을 고용해 지난 10월까지 인건비만 7800만 원과 홍보·마케팅을 위한 사업개발비로 6200만 원 등 총 1억4000만 원 지원받았다. 12월까지 추가 인건비가 지원될 경우 올해 총 지원금은 2억여 원에 이를 전망이다.

사업개발비 주 내용은 수상펜션 모델하우스 건축이다. 펜션 모델하우스를 건축해 수상펜션 건축을 희망하는 건축주에게 모델하우스를 선보여 홍보하는 것이다.

이 사업은 지난 9월부터 진행해 올 12월 말까지다. 현재 모델하우스가 건축 중에 있으나 담당공무원마저 어디에 시설중인지 그 위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일단 돈부터 지원하고 중간점검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꼴이다.

취약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회적기업. 하지만 음성군 3개 사회적기업의 운영실태는 제각각이다. 스스로 자립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사회적기업의 지원이 오히려 독이 된 회사도 있다. 그런가 하면 지원금을 독식하는 기업도 있다. 게다가 지원금이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조차 관리되지 않고 있다. 음성군의 사회적기업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방증이다. 돈만 주면 된다는 식의 뒷짐행정이 아닌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건실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체계적 관리가 요구된다. '기업하기 좋은 도시, 음성'의 행정력이 도전받고 있다.

임요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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